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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친환경 선박 상용화 병목 해소
임승환 기자 | 2026-01-12 14:01:28

사진. 한국재료연구원

 

국제해사기구(IMO)가 2030년까지 국제해운 연료의 일정 비율을 무탄소 연료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암모니아는 차세대 친환경 선박 연료로 가장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암모니아는 강한 알칼리성과 특이한 화학 반응성으로 인해 금속을 빠르게 부식·마모시키는 치명적 단점을 갖고 있다. 

 

현재 선박에 널리 사용되는 스테인리스 440C 강재조차 장기 운용 시 산화막 붕괴와 국부 부식, 반복 마모 현상이 동시에 나타난다. 엔진, 밸브, 펌프, 베어링처럼 연료와 직접 접촉하는 부품에서 구조적 취약성이 실험과 실증 단계에서 잇따라 확인되면서, 암모니아 추진선의 상용화는 ‘표면기술’이라는 보이지 않는 장벽에 가로막혀 왔다.

 

해사안전위원회(MSC)가 암모니아 연료 선박 임시 지침을 승인하고 연료계 금속재료의 내식성 검증을 의무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본·노르웨이·싱가포르 등 주요 조선국은 실증 프로젝트를 통해 부품 내식·내마모 성능을 검증하고 있지만, 국내는 기초설계(AiP)를 확보하고도 국산 고내식 표면기술 부족이 상용화 병목으로 남아 있었다.

 

이 같은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한 주체는 한국재료연구원(이하 KIMS) 극한재료연구소 장영준·김종국 박사팀과 에너지·환경재료연구본부 문성모 박사팀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친환경 연료선박용 고내식·내마모 탄소코팅(이하 ta-C:Hx)’은 암모니아 연료 환경을 전제로 공정을 근본부터 재설계한 것이 핵심이다.

 

기존 질화물 코팅이나 습식도금은 해수·대기 등 일반 환경을 기준으로 최적화돼 기공, 두께 편차, 계면 결함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 이 미세 결함은 암모니아와 만나면 곧바로 부식 개시점으로 작용한다. 연구팀은 자장여과아크 공정에 펄스 바이어스 제어를 적용해 미세기공과 계면 결함을 최소화하고, 수소를 도입해 코팅 내부 구조와 전기적 특성을 정밀 제어했다. 그 결과 암모니아 수용액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탄소 구조가 형성되며 부식 반응이 효과적으로 억제됐다.

 

실험 결과는 수치로도 명확하다. 기존 선박용 소재가 암모니아 용액에서 48㎂/㎠ 수준의 높은 부식 전류를 보인 반면, 신규 코팅은 4㎂/㎠로 감소해 약 92%의 부식 저감 효과를 달성했다. 이는 선급 인증 단계에서 요구되는 내식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국산 코팅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성과는 ‘2050 녹색해운 국가 행동계획’과 ‘K-암모니아 친환경 선박 추진 전략’을 추진 중인 국내 조선·해운 산업에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그동안 암모니아 추진선은 연료 저장·공급 시스템의 안전성 확보보다도, 금속 부품의 장기 신뢰성 확보가 더 큰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ta-C:Hx 탄소코팅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핵심 부품의 수명 연장과 유지보수 비용 절감, 장거리 운항 안정성 확보로 이어져 친환경 선박의 사업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연구책임자인 장영준 책임연구원은 “본 기술이 상용화되면 친환경 조선·선박용 핵심 부품의 고효율화와 신뢰성 향상을 통해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실질적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동 연구자인 김종국·문성모 책임연구원 역시 “외부 기술 도입이 아닌 KIMS 내부 역량을 결집해 고도화한 점이 특징”이라며 “국내 산업 생태계 강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연구팀은 공정 안정화와 반복 신뢰성 평가, 실제 선박 부품 적용을 위한 실증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추가 특허 확보와 산업체 협력을 통한 기술 이전도 추진 중이다. 암모니아 추진선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파도 앞에서, 국산 표면기술이 마침내 ‘마지막 퍼즐’을 채우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단순한 소재 개발을 넘어 친환경 해운 산업 전환의 실질적 기폭제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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