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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산업용 로봇 시장동향
윤소원 기자 | 2023-06-01 16:05:00

원자재 공급부터 생산, 유통물류 분야에 사용되는 산업용 로봇은 생산 활동에서는 분류, 조립, 용접, 압착, 도장, 절단, 검사, 포장 등 다양한 공정에 사용되며, 유통물류 활동에서는 적재(팔레타이징), 자재 이송 등에 주로 적용된다. 로봇 형태에 따라 수직 다관절 로봇, 수평 다관절(스카라) 로봇, 델타(병렬) 로봇 등으로 분류하기도 하고, 최근 주목받는 협동로봇의 경우 작업자 인근 공간에서 작업자를 보조하며 구동한다는 면에서 설치 공간상 제약이 있는 대형 산업용 로봇에 비해 간편하게 설치 및 운영할 수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체코의 산업용 로봇 시장동향에 대해 소개한다.

 

 

사진.idea Storage

 

1. 시장동향
체코의 경우 자동차, 기계 엔지니어링 등 제조업 발달, 구인난, 온라인 거래와 신속 배달 확산, 디지털전환 및 AI 등 자동화에 대한 관심 증가가 산업용 로봇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체코는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3%로 유럽 내 2위, 독일과 접경한 탓에 전통적으로 자동차, 기계 엔지니어링 등 제조업 중심 국가다. 반면 최근 5년간 2~3%(유럽 평균 6%대)의 실업률을 기록, 사실상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태로 기업들은 원하는 직원을 채용하는 데 애로를 겪고 있다.


이에 기존 자동화, 디지털화 수요에 더해 제조 분야 산업용 로봇 도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조업 차질 등을 겪으면서 외부 요인에 구애받지 않고 생산·유통물류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로봇의 장점이 부각되는 상태다. 


체코 통계청의 기업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체코기업은 생산성 향상, 노무 애로 완화를 위해 산업용 로봇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 공정의 정확도와 품질 확보(85%), 인건비 상승에 따른 원가절감(64%), 직원의 안전 확보(57%), 구인난(50%) 등을 로봇 사용 배경으로 응답했다.

 

Eurostat 자료에 따르면, 체코의 10인 이상의 로봇 사용 기업 비중은 5.9%로, EU 27개국 평균(6.3%)과 비슷한 수준이다. 로봇 사용 비중은 기업 규모별로 편차가 커서 대기업은 35%에 달하지만, 중소기업은 3.2%에 불과하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체코 기업의 로봇 사용 비중이 EU 국가 중 4위로, EU 평균(25.8%)을 웃돈다.

 

체코 통계청의 2022년 체코 내 로봇 사용 현황자료에 따르면, 기업 당 평균 11.8대의 로봇을 운영 중이다. 대기업은 평균 34.8대, 중견기업은 6.1대, 중소기업은 3.2대를 사용 중이고, 직원 1만 명당 로봇 사용 대수는 대기업 167대, 중견기업 82대, 중소기업은 42대로 조사됐다.


산업용 로봇 사용 비중이 높은 제조업 분야는 기업 당 평균 13.3대의 로봇을 사용(직원 1만 명당 241대) 중이다. 특히 제조공정 자동화율이 높은 자동차산업에서는 기업 당 평균 47.4대, 대기업은 80.5대로 가장 많은 로봇을 사용한다. 그 외에는 컴퓨터·전자·광학, 전기·기계, 화학·제약·고무 산업 순으로 로봇을 많이 사용 중이다.


2022년 기준 전체기업 중 로봇 사용 기업 비중을 보면, 제조업은 전체기업의 16.6%, 제조 대기업의 64.3%가 로봇을 사용 중이다. 2020~2022년을 비교하면 대기업의 로봇 사용 비율은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은 팬데믹,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로봇 사용 기업 비중이 소폭 줄었다.


산업용 로봇이 사용되는 제조업 분야별 비중은 자동차 산업이 48.7%(대기업 79.5%)로 가장 높고, 화학(타이어 등 고무, 유리 포함), 컴퓨터(전자, 광학장비 포함), 금속가공 분야 등에서 로봇 사용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2020~2022년 기간 중 로봇 사용 비중이 증가한 제조 업종은 컴퓨터(전자, 광학기기 포함), 식음료가 있다.

 

한국화낙의 대형 협동로봇 / 사진.로봇기술

 

산업용 로봇이 가장 많이 도입된 분야는 규모가 크고 품질확보가 중요한 자동차 산업이며, 산업용 로봇 기술 발달로 적용 분야가 다양해지고 있다. 


우선, 엔드 이펙터, 비전 시스템(Vision system) 분야 고도화로 정밀한 조작과 작업이 가능해지고, 공정별 맞춤형 설계가 가능해지면서 식품, 제약, 광학 등 분야로 산업용 로봇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MnM의 유럽 산업용 로봇 시장 전망자료에 따르면 제약 및 화장품, 식음료 분야에 사용되는 산업용 로봇시장 연평균 성장률이 2022~2027년 기간 각각 12.6%, 12.4%에 달할 전망이다.

 

2. 협동 로봇에 대한 관심 증가
전통적 로봇시스템을 운영하려면 주변장치 및 액세서리(엔드이펙터, 비전시스템, 컨트롤러 등) 개발 및 통합, 추가 설치 장비(안전 펜스, 고정 장치, 컨베이어 벨트 등)를 갖추는데 투자비가 많이 소요돼 비용, 규모상의 제한이 작지 않다.


이에 반해 작업자와 인접한 공간에서 작업자를 보조하기 위해 사용되는 협동 로봇의 경우 대형 로봇시스템과 달리 공간 제약이 덜하고 안전 펜스 등이 필요 없어 설치가 쉬운 편이다. 대형로봇을 여러 대 설치하기 어려운 다품종소량생산의 중소중견기업들도 육체 피로와 위험을 줄이면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협동 로봇이 사용 유연성, 용이성, 상대적으로 낮은 초기 부담으로 시장이 커질 전망이다. 체코의 자동차부품 기업인 K사도 전기차 확산에 따른 생산부품 다양화 수요를 기존 대형로봇과 함께 협동 로봇 도입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물류 분야의 경우 온라인 거래 확산, 새벽 배송 등 신속 배달, 택배 서비스 수요가 커지면서 물류 분야에 로봇 사용도 확산 중이다. 체코 최대 온라인몰인 Alza는 2022년 12월 체코 최대, 유럽 2위 규모의 로보틱스 물류창고를 개관했고, 체코 DHL도 협동 로봇, 자율이동로봇 도입을 늘리고 있다.

 

오토스토어의 물류로봇 / 사진.오토스토어


이외에도 Zasilkovan, Mall, Rohlik, Mailstep같은 중대형 온라인몰들도 로보틱스 물류를 확대하고 있고, 체코 기업인 idea Storage는 자체 로보틱스 물류시스템을 개발해 체코 세관 및 우체국 등에 공급한 바 있다.


Alza가 새로 오픈한 로보틱스 물류창고의 경우에는 8,800㎡ 면적에 일일 30만 개 박스 처리가 가능한 규모로, 4,100만 유로를 투자한 바 있다. 노르웨이 오토스토어(AutoStore) 시스템이 적용돼 주문과 연동된 400대의 이동 크레인이 완전 자동 운반 및 출고까지 30분 내 처리가 가능하다. Alza 측은 이를 통해 배송 시간이 4배 단축되고 기존 200명이 시간당 5,500건 주문을 처리했던데 반해 신규 시스템에서는 30명 직원이 시간당 9,000건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3. 수입(대한 수입) 동향
체코에서 사용되는 산업용 로봇은 접경국인 독일로부터 수입 비중이 절반 정도인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그 외 스웨덴,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유럽 국가로부터 수입 비중이 높다. 


HS 8479.50(따로 분류되지 않은 기타의 산업용 로봇) 품목류 기준 전체 수입액은 2021년에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가 2022년에는 소폭 감소한 1억 2,412만 달러를 기록했다. 최대 수입국은 독일이 5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최근 3년간 수입 비중은 감소했다. 


한국도 체코의 6위 수입대상국으로 2022년 수입액이 398만 달러에 달했다. 2021년에는 전년 대비 수입액이 감소했으나, 2022년 수입액이 4배 이상 급증해 3.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외 10위권 내에는 8개 유럽 국가와 아시아 국가로는 한국, 중국이 포함돼 있다.

 

4. 경쟁 동향
글로벌 산업용 로봇 시장의 빅4로 불리는 FANUC(일본), ABB(스위스), Yaskawa(일본), KUKA(독일)가 체코 시장에서도 주요 기업으로 활동 중이다. 또한, 협동 로봇 전문 기업인 Universal Robots(덴마크), 한국의 두산로보틱스, 현대로보틱스 등도 체코 현지 대리점 및 로봇 솔루션 기업 등을 통해 제품을 설치, 공급 중이다.

 

KUKA의 다관절로봇 / 사진.로봇기술

 

5. 유통구조
산업용 로봇은 생산 공정에 맞는 설계, 구현, 설치 등 기술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로 기술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생산 자동화 전문기업을 통해 유통된다. 또한, 글로벌 산업용 로봇 기업의 경우 자사의 체코 법인을 통해 기술지원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거나 현지 기술 지원 대리점 또는 유통업체 네트워크를 운영해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

 

6. 관세율·인증
한-EU FTA 협정에 따른 한국 산업용 로봇의 체코 수입관세는 0%, 체코 내 부가세(VAT)는 21%다.


또한 산업용 로봇을 포함한 기계류를 EU 시장에 출시하려면 EU 기계류 지침에 따른 기계류의 설계 및 구조 안전 요건, 전기·전자 장치에 적용되는 전자파 적합성(EMC) 지침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시험 또는 인증기관을 통해 해당 제품이 EU 지침상의 조항을 준수하는지를 인증하는 적합성 평가를 거쳐 CE 마크를 획득해야 한다. 그 외 산업용 로봇 관련 안전 산업표준, 협동 로봇 안전 요구 기술사양 인증 등이 요구될 수 있다.

 

7. 시사점
생산, 유통물류 자동화, 로봇 확산 흐름 속에 체코의 경우 인력 부족 상황 지속,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 온라인 거래 및 신속 배달 확산 등에 힘입어 산업용 로봇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자동차 완성차기업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로봇이 활발히 도입됐다면 앞으로는 중소·중견기업을 포함한 협동 로봇 수요, 온라인 몰을 중심으로 한 로보틱 물류 관련 수요에 주목해 볼 만하다. 


이와 관련해, 시장조사기관인 MnM은 유럽 전체의 협동로봇 시장이 2022~2027년 기간 중 연평균 36.5%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체코는 전통적으로 자동차, 무기류 등과 함께 기계 엔지니어링이 발달한 공업, 무역 중심 국가다.


이에 산업용 로봇 수요 기업의 제조공정 분석 및 최적화, 유지 보수 등 기술 서비스 역량을 보유한 현지의 엔지니어링, 로봇 전문기업과 협력을 통해 산업용 로봇 시장에 도전해 볼 만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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