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뉴스
KOTRA 미국뉴욕무역관 "미국 내 로봇 활용 다양해진다"
정대상 기자 | 2021-06-25 17:12:26

1. 뉴욕 경찰, 로봇 경찰견 업무 투입 가능 여부 테스트 
 

뉴욕 경찰 보고에 따르면 2021년 3월 뉴욕의 범죄 사건은 7,089건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특히 살인사건의 경우 34건으로 36% 증가했고 총기사건은 99건으로 전년보다 76.8% 더 많이 발생했다. 뉴욕 경찰은 안전을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에 로봇을 투입하고자, 로봇 제작업체 보스턴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의 로봇 개, 스팟(Spot)이 경찰 업무를 수행 가능한지 여부를 테스트 했다.


스팟은 카메라, 조명, 양방향 통신 및 인공 지능이 장착돼 있어 어두운 환경에서도 사건 현장을 볼 수 있다. 특히 인질 협상과 폭발물 협박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26년간 뉴욕 경찰로 일한 바 있는 존 제이 대학(John Jay College)의 키스 테일러(Keith Taylor) 응용범죄학 교수는 “로봇 경찰견은 경찰들이 조금 더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 할 수 있게 도와준다”며 “로봇 경찰견의 전술적 가치는 엄청나다”고 언급했다.


스팟은 2020년 8월 뉴욕 경찰에 임대된 이후 약 6차례 실전에 투입됐다. 그러나 최근 뉴욕 저소득층 거주지역에서 발생한 인질 사건에 투입되면서 로봇 경찰견이 유색인종 억압에 사용된다는 비판이 일어났다. 뉴욕 시민들이 사이에서 로봇 경찰견 사용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자 빌 드 블라지오(Bill de Blasio) 뉴욕시장은 뉴욕 경찰에 로봇 개 사용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현재 뉴욕 경찰 측은 4월 22일부로 로봇 개 임대 계약을 종료했다.

 

로봇 개 스팟(사진. 보스턴다이내믹스)

 

2. 시각 장애인을 위한 로봇 안내견 개발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연구팀에서 MIT 연구팀이 설계한 4족 보행 치타 로봇을 기반으로 실제 안내견과 비슷한 로봇 안내견을 개발했다. 로봇 안내견은 실제 안내견처럼 네 발이 달려있다. 로봇 안내견에는 주변 지형을 지도에 표시할 수 있는 레이저와 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정해진 경로를 따라 움직이며 다른 주변 사물과 충돌을 방지할 수 있는 컴퓨터가 탑재됐다. 실제 안내견의 단점은 개를 훈련하는데 돈과 시간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 또한 사람이 원하는 장소로 안내할 수 없다. 하지만 로봇 안내견은 원하는 장소를 입력하면 그곳으로 안전하게 안내하며, 훈련이 따로 필요 없다.
이 로봇 안내견에는 환경을 감지하는 2D LiDAR, 사람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짐벌 카메라, 사람을 안내하는 가죽 끈과 힘 센서가 있다. 사람이 가하는 힘을 측정하기 위해 가죽 끈을 사용했는데, 이 가죽 끈은 로봇 안내견이 사람을 더 유연하게 이동하도록 안내한다. 예를 들어 복도의 구석과 같은 좁은 공간에 가게 되면 로봇 안내견이 먼저 끈을 느슨하게 놓을 수 있다. 이 기능은 안내하는 사람에게 영향을 주지 않고 로봇 안내견 스스로 자세와 방향을 바꿀 수 있게 한다.
현재 로봇 안내견 개발팀은 신호등이 있는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사람을 안내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3. 더욱 진화된 수술용 로봇

 

수술용 로봇은 사람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외과 의사를 돕는 역할을 한다. 수술의 특정 단계를 로봇이 진행해 의사의 수술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버클리(Berkeley)팀의 연구에 따르면, 수술에 사용되는 로봇은 손재주, 정확성 및 속도 면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릎과 고관절 교체와 같은 까다로운 수술에서 뼈에 핀을 꽂는 정확도가 로봇들이 의사들보다 더 높았다. IBIS World 자료에 따르면 환자들도 로봇이 의사를 도와 수술 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로봇이 수술을 진행하면 출혈이 적고, 고통이 덜하며 회복 시간도 빠르기 때문이다.


미국 병원들은 더 많은 환자를 유치하고자 수술용 로봇을 구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외과 수술용 로봇 다빈치(da Vinci) 수술 시스템은 2000년 미국 식품의약처(FDA)의 승인을 받은 이후로 많은 병원의 수술에 사용하고 있다. 모던 헬스케어(Modern Healthcare) 기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전립선 절제술의 80%가 다빈치 수술 시스템으로 진행되고 있다. 다빈치 수술 시스템을 이용하면 집도의가 수술 부위를 10~15배 크게 볼 수 있어 5배 정교하게 수술할 수 있다. 일반적인 전립선암 수술 시 출혈이 900㎖가량이지만 다빈치 로봇으로 수술할 경우 153㎖로 출혈이 줄고, 회복 또한 빠르다. 심장 판막 수술의 경우에도 수술 후 평균 입원 기간이 9일인 데 반해 다빈치 로봇으로 수술했을 때는 2일로 줄어든다. 부작용도 적다. 심장 수술 시 주요 부작용 발생률이 13.1%라면 다빈치 로봇 수술에서는 거의 0%를 자랑한다. 그래서 현재 많은 병원에서 전립선암 제거, 심장 판막 수술, 위 우회 수술을 진행할 때 로봇을 이용하고 있다.

 

다빈치를 사용해 수술을 집도하는 외과의(사진. 인튜이티브써지컬)


IBIS World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지난 5년 동안 수술용 로봇 산업 평균 성장률은 7.2%였다. 향후 5년 동안 성장률은 연간 4.9%를 기록해 49억 달러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5년 전 워싱턴D.C.에 있는 전국 아동 건강시스템(Children’s National Health System)의 연구원들이 수술 중에 돼지 내장을 자동으로 봉합할 수 있는 로봇을 설계했다. 연구원들은 돼지 내장에 근적외선을 방출하고 로봇의 움직임을 안내하는 작은 마커를 이식했다. 하지만 마커가 쉽게 이식되거나 제거되지 않아 불편함을 겪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연구자들은 컴퓨터 비전을 향상해 로봇이 마커 없이도 스스로 수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수술용 로봇의 또 하나의 장점은 의사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수술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수술용 로봇이 더 발전한다면 멀리 있는 전쟁터에서 다친 군인들도 수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 시사점

 

로봇은 사람들의 삶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편리함을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위험한 상황에서도 사람을 대신해 업무를 수행한다. 또한 어느 면에서는 사람보다 나은 수행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존재한다. 뉴욕 경찰이 사용한 로봇 개는 사람들의 반발을 샀고, 수술에 사용되는 로봇 또한 아직은 의사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 사람들의 생각이다. 수술용 로봇은 의사를 보조하고 돕는 역할로만 사용되길 원하고 있다. 사람들은 로봇이 인력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로봇산업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가 진행됨에 따라 건강 부문 로봇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M대학 로봇 관련 연구자 인터뷰에 따르면, “최근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노인의 인구가 증가하며 수술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수술용 로봇의 도움으로 진행하는 수술이 부작용이 적고 절개 부분도 축소돼 많은 환자가 수술용 로봇으로 수술 받는 것을 원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미국 내 로봇 수입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IBIS World 자료를 보면 2020년 기준 미국 내 수요가 42억 3,200만 달러라면 2025년에는 50억 3,400만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부터 향후 5년간 미국 내 수술용 로봇 수입 예상치는 국내 수요의 28.2%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로봇 수술 기술에 있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유연한 대처가 불가능한 점과 세밀한 오차에 대한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들이 지적되고 있다. 로봇 개의 경우에도 기술이 점차 발전했지만, 여전히 신호등 감지나 순발력이 필요한 현실 상황에서 대응이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로봇의 공통된 문제점은 예측하지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 대처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이런 점을 보완하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미국 로봇 시장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여기에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